행복의 지도 저자 에릭 와이너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어디로 가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에릭 와이너의 행복의 지도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 책이다. 저자는 세계 곳곳을 직접 여행하며, ‘행복지수’가 높다고 알려진 나라들을 탐방한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행복을 대하는 각 나라의 태도와 삶의 방식을 탐색하는 인문 에세이다.
에릭 와이너는 원래 행복을 좇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불안하고 냉소적인 성향에 가까웠다. 그런 그가 ‘행복한 나라들’을 찾아 나선 이유는 명확하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 행복이 우리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가 방문한 나라는 스위스, 아이슬란드, 덴마크, 부탄, 카타르, 태국 등 다양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부유하거나 완벽한 조건을 갖춘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신 각 나라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스위스에서는 ‘중용’을 배운다.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고,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삶을 중요하게 여긴다. 덴마크에서는 ‘휘게(hygge)’라는 개념을 통해 소소한 일상과 공동체의 따뜻함을 중시한다. 아이슬란드는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도 유머와 연대감으로 삶을 버텨낸다. 이들의 행복은 거창한 성취보다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가까웠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부탄 이야기다. 부탄은 국민총행복지수(GNH)를 국가의 목표로 삼는 나라로 유명하다. 여기서 행복은 개인의 쾌락이 아니라, 공동체·환경·정신적 안정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에릭 와이너는 이곳에서 “행복을 너무 집요하게 추구하면 오히려 불행해질 수 있다”는 역설을 발견한다. 행복은 쫓을수록 멀어지고, 받아들일 때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행복의 지도가 흥미로운 이유는 저자가 각 나라의 행복을 맹목적으로 찬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행복지수가 높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그들 또한 불안과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불행을 대하는 태도다. 어떤 나라는 불행을 개인의 실패로 여기지 않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책 전반에 흐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행복은 환경이 아니라 관점과 습관의 문제라는 것이다. 더 많이 가지는 것보다, 이미 가진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 행복을 키운다.
행복의 지도는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은 어디에서 왔는가?”
사회가 정해준 기준인지, 타인의 삶을 보고 만들어진 기준인지, 아니면 진짜 자신의 기준인지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장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마음속에서 일어난다. 행복은 먼 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선 하나를 바꾸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에릭 와이너의 행복의 지도는 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내가 추구하는 행복의 방향을 점검하게 해주는 책이다. 더 잘 살기 위해 애쓰기보다, 이미 살아가고 있는 이 삶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