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리뷰
달리기와 글쓰기, 그 묘한 평행선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많은 사람들이 그를 소설가로 알고 있지만, 그는 또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장거리 마라토너입니다. 하루키는 30여 년 넘게 달리기를 해온 열정적인 러너로, 심지어 철인 3종 경기(트라이애슬론)에도 참가할 정도로 스트릭트한 자기관리형 작가입니다.『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가 달리기와 글쓰기라는 두 가지 삶의 축을 중심으로 풀어낸 개인적인 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운동기록이나 일기장이 아닙니다. 달리기를 통해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하고,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지켜온 하루키의 삶에 대한 철학서이자 성찰의 기록입니다.
왜 하루키는 달리기를 시작했는가?
무라카미는 33세에 전업 작가가 되며 체력 부족을 느끼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담배를 끊고, 매일 달리기 시작한 그는 어느새 하루 10km를 달리는 러너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달리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글을 쓰는 일은 육체노동이다. 나는 체력이 있어야만 글을 쓸 수 있다.” 하루키는 달리기를 단순한 운동이 아닌, ‘작가로서 살아남기 위한 자기 관리’로 봅니다. 글쓰기란 정신적인 일이지만, 오랫동안 집중하고 버티려면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입니다. 그래서 달리기는 단지 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글쓰기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 작업’이기도 합니다.
달리기를 통해 배우는 것들
책에는 하루키가 직접 참가한 마라톤 대회 경험, 훈련 일지,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가짐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특히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나 그리스 아테네~마라톤 구간을 달리는 장면은 마치 소설처럼 읽히며, 달리기의 고독함과 성취감이 함께 전해집니다.
그는 달리기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것들을 배웠다고 말합니다.
1. 인내 – 장거리 달리기는 단순히 체력보다 ‘마음의 끈기’가 중요하다.
2. 꾸준함 – 하루 10km, 매일매일을 달려야만 기록은 쌓인다.
3. 고독을 견디는 힘 – 글쓰기처럼 달리기도 철저히 혼자 하는 일이다.
4. 나와의 경쟁 – 상대방이 아닌, 어제의 나보다 나아지기 위한 싸움.
그는 이 모든 교훈들이 글쓰기와도 완전히 닮아 있다고 말합니다. 글쓰기도 혼자 책상에 앉아 끈기 있게 자기 자신과 싸우는 고독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달리면서 내가 누구인지 깨닫는다”
하루키는 달리기를 하며 스스로를 관찰하고, 때로는 자신을 용서하며 살아갑니다.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그저 달리는 사람이다. 아무 생각 없이, 그러나 멈추지 않고.” 그의 문장은 담백하면서도 깊고, 반복되는 달리기의 리듬처럼 단단한 울림을 줍니다. 삶이 고되고 복잡할수록, 그는 더 단순하게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해 달립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책상 위에서가 아닌, 달리는 길 위에서 찾고자 한 사람입니다.
하루키식 자기관리법
이 책을 읽다 보면 하루키가 얼마나 철저한 루틴을 갖고 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기상하고, 정해진 거리를 달리고, 일정 시간 글을 씁니다. 음주도 제한하며, 체중도 철저히 관리합니다. 이는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글을 더 오래 쓰기 위한 자기 보호’ 방식입니다.
하루키는 말합니다.
“나는 작가로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에게 엄격해졌다.” 그의 철학은 결국 자유로운 창작을 위한 절제이고, 성과를 위한 꾸준함입니다. 책을 덮은 후 우리는 묻게 됩니다.
“나는 내 일을 얼마나 진지하게 대하고 있는가?”
마무리하며: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단순한 운동 에세이가 아닙니다. 이 책은 성실하게 자기 인생을 마주하고 있는 한 사람의 고백입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무언가에 꾸준히 몰두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과 자극을 줍니다. 당신이 글을 쓰든, 공부를 하든, 혹은 매일 같은 업무를 반복하든 그 모든 일에는 ‘달리기’와 같은 리듬과 끈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조용히 말해줍니다.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당신은 충분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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