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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iesstorybook

불안 저자 알랭 드 보통

by geniestory 2026.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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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잘 살고 있는지”보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았는지”를 더 자주 고민한다. 충분히 노력했음에도 마음이 편치 않고, 이유 없이 불안이 밀려오는 순간도 많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Status Anxiety)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불안을 개인의 성격 문제나 나약함이 아니라,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감정으로 바라본다.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불안의 핵심은 ‘지위 불안’이다. 여기서 지위란 단순히 돈이나 직업을 뜻하지 않는다. 사회 안에서 내가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지, 타인에게 어떤 사람으로 인식되는지가 바로 지위다. 인간은 생각보다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존재이고,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깊은 불안을 경험한다.
과거에는 신분이 비교적 고정돼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자리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지금보다 비교의 강도는 덜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다르다. 우리는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믿으며 살아간다. 이 말은 희망처럼 들리지만, 동시에 위험하다. 성공하지 못했을 때 그 이유를 사회가 아니라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서 찾게 만들기 때문이다.
불안에서 특히 공감되는 부분은 비교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자신보다 조금 나은 사람이 아니라, 훨씬 뛰어난 사람과 자신을 비교한다. SNS 속 성공한 삶, 미디어가 보여주는 이상적인 인생은 우리의 기준을 끝없이 끌어올린다. 그 결과 평범한 일상은 초라해 보이고, 지금의 나는 늘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알랭 드 보통은 불행의 원인이 가난 그 자체가 아니라, 비교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 인상적인 주제는 능력주의다. 현대 사회는 공정함을 강조하지만, 그 이면에는 잔인함이 숨어 있다. 성공한 사람은 능력 있고 가치 있는 사람으로, 실패한 사람은 노력하지 않은 사람으로 쉽게 구분된다. 이 과정에서 실패는 더 큰 불안과 수치심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런 사회가 사람들을 얼마나 쉽게 상처 입히는지 조용히 짚어낸다.
책의 후반부에서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을 없애는 방법 대신, 불안을 견디는 지혜를 제안한다. 철학은 외부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시선을 길러주고, 예술은 사회적 성공과 무관한 인간의 가치를 떠올리게 한다. 종교는 조건 없는 존엄을, 보헤미안적 삶은 주류에서 벗어난 삶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연민은 타인의 실패를 이해하며 자기 자신에게도 조금 더 너그러워지게 만든다.
불안은 우리에게 더 잘하라고, 더 노력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실패 그 자체일까, 아니면 타인의 시선일까?”
이 질문을 마주하는 순간, 불안은 더 이상 막연한 감정이 아니라 이해 가능한 감정이 된다. 경쟁과 비교 속에서 지친 사람이라면, 이 책은 불안을 없애주지는 않아도 불안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주는 책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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