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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iesstorybook

스토너 저자 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by geniestory 2026.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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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는 겉보기에는 매우 조용한 소설이다. 극적인 반전도, 눈에 띄는 성공담도 없다. 하지만 이 소설을 덮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 한가운데가 오래도록 울린다. 존 윌리엄스는 이 작품을 통해 한 인간의 평범한 삶을 끝까지 따라가며, “어떤 삶이 의미 있는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조용히 건넨다.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미국 미주리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다. 부모의 뜻에 따라 농업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지만, 한 영문학 수업에서 문학의 힘을 처음으로 깨닫는다. 그 순간은 화려하지 않지만, 스토너의 인생 전체를 바꾸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다. 그는 농부의 아들이 아닌,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로 선택한다.

스토너는 대학에 남아 교수로 평생을 보낸다. 학문적으로 큰 명성을 얻지도 못하고, 조직 안에서 출세하지도 못한다. 결혼 생활은 불행했고,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번번이 상처를 입는다. 삶은 그에게 친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선택한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조용히 강의를 하고, 학생을 가르치고, 문학을 읽는다. 스토너는 바로 이 묵묵함의 시간을 한 페이지도 건너뛰지 않고 보여준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스토너를 미화하지 않는 데 있다. 그는 완벽한 인물이 아니다. 우유부단하고, 때로는 소극적이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하지만 존 윌리엄스는 그 결핍마저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독자는 스토너를 존경하기보다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해는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의 삶으로 확장된다.

스토너는 성공에 대한 통념을 정면으로 흔든다. 우리는 흔히 성과와 인정, 결과로 삶의 가치를 판단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묻는다. 눈에 띄지 않는 삶은 정말 실패한 삶일까? 스토너는 세상에 큰 흔적을 남기지 않았지만, 자신이 사랑한 것을 끝까지 붙잡았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의 삶은 충분히 존엄하다는 메시지가 작품 전체에 흐른다.

존 윌리엄스의 문체는 절제돼 있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독자에게 판단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인물의 외로움과 체념, 작은 기쁨이 더 깊게 전달된다. 불행을 설명하지 않고, 불행이 일상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은 이 소설을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특히 스토너가 현대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주는 이유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성취는 불확실하고, 열심히 했음에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삶. 스토너의 인생은 그런 우리의 모습과 겹쳐진다. 이 소설은 위로를 던지기보다, “그럼에도 살아간다”는 태도를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스토너는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거창한 깨달음도, 후회에 찬 독백도 없다. 다만 자신이 무엇을 사랑했고, 그 사랑이 자신을 어떻게 지탱해 왔는지를 조용히 받아들인다. 그 장면은 독자에게 오래 남는 질문을 남긴다. 나는 무엇을 끝까지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스토너는 소리 없이 다가와 깊게 남는 소설이다. 빠르게 읽히지 않고, 읽은 뒤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화려하지 않은 삶에도 분명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단 한 번도 크게 말하지 않으면서 끝까지 증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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